정보사회의 소외계층 IT맹, 컴맹, 넷맹 : 넷노인에서 @세대로!

전산정보학부 교수 윤여창

IMF 이후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실업자수가 백만명을 넘어서면서 정부는 정보기술(IT) 분야로 산업을 재편성하고 신규 고용창출을 위한 정보화교육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 전체적인 정보화는 급진전되고 있으나 정보화로부터 소외된 계층은 여전히 많다. 정부는 단순 해결책인 공공근로사업 확대 및 실업급여 지급 방안만이 아니라, 우리경제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IT산업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실업자들에 대한 정보화교육을 강화하여 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실업자에게 정보화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며, 눈앞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대다수 구직자들은 정보화교육의 참여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취업률이 높은 IT교육 프로그램은 많은 교육시간이 필요하기에 구직자뿐만 아니라 정부 및 교육기관의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20 청년: 40 노인

정보화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구직자도 실상 IT분야에서는 찬밥 신세다. 매년 수천 개의 일자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프로그래머로 10년 경력자가 재 취업을 하려면 강건너 불구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논리적으로 경력자는 시장에서 오히려 강점이 되어야 하지만, 디지털 세계에서 35세 이상은 나이로 인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예를들어 구직자가 코볼, 포트란, C, SQL 등 이전의 화석 같은 컴퓨터 언어에 정통해도, 과거 지식이 신속하게 대체되는 IT산업에서는 더 이상 쓸모가 없다. IT 세계에서는 지식 노화 증세가 35세부터 시작하여 40세에 이르면 확연하여 신기술에 대한 학습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에 급속도로 창출되는 자바, C++, XML, ASP등과 같이 새로운 프로그래머에 대한 일자리는 35세이상 노인 구직자들과 20대 넷맹 청년들에게는 한낮 그림의 떡이며, 결국 신기술을 습득한 소위 @(at)세대 대학 졸업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안타까운 넷맹 넷노인

　정부의 고용창출을 위한 모든 초점인 IT산업에서 소외된 넷맹 노인들에게 재취업의 기회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심지어 대학 졸업반의 학생이라도 넷맹 범주에 든다면 이는 20세 청년이 아니라 이른바 40세 넷노인인 것이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조사한 결과에서 우리나라 40세 이상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율은 불과 5.62%이다. 이는 @세대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고 국내 인터넷 이용률인 37%에 비교하면 넷노인층의 정보 소외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국제전화, 은행의 계좌이체 및 송금업무, 케이블 및 위성TV시청, 쇼핑등에서 넷노인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세대에 비하여 크게는 수천배를 지불한다. 일례로 넷노인이 1천만원을 타지 타행송금할 때 6천2백원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세대는 단돈 5백원만 필요하다. 미국과의 국제전화에 넷노인이 3분간 2천2백원을 부담할 때 @세대는 거의 무료로 무한시간 통화할 수 있다.

컴퓨터 및 인터넷 교육을 받은 노인이 전체 노인 인구의 4%에 불과한 상황에서 넷노인의 무관심이 언제까지 방치되어야 하는지 안타깝다. 유명 CF에서처럼 디지털을 돼지털로 잘못 듣는 것을 더이상 인정해서는 안된다. 정보사회에서 풍성한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 실버타운 만큼이나 실버넷운동을 활성화하는등 정부의 넷노인층에 대한 정보화교육이 기대되는 시기다.

@세대는 컴맹보다 필맹이 문제

하지만 @세대를 넷노인들이 무작정 선망할 필요는 없다. 일례로 컴퓨터가 나오고 부터 @세대의 글씨체가 엉망이 되고 펜글씨 연습을 하는 @세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최근 몇몇 대학에서 신입생들의 국어 및 한자수학능력 제고는 워드프로세서 망국론으로까지 이른다. 글씨체가 세련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맞춤법이 틀리는 @세대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대의 필맹이다.

워드프로세서의 맞춤법 교정기능으로 인하여 정확한 철자를 모르고, 한자 자동입력기능은 기초한자능력을 거의 상실시켰다. 대학생들의 시험답안을 보면 초등학교 수준의 글씨체와 맞춤법 그리고 한자의 부정확한 이해로 인한 오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보사회에서는 컴맹보다 필맹이 낫지 않느냐는 @세대의 항변과, 필맹보다 컴맹이 오히려 낫다는 넷노인의 궁색한 변명사이에 어떤 조화로운 해결책은 없을까.

디지털시대의 넷노인

21세기에 들어와서 넷노인들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학력과 경력이 아니라 바로 @세대이다. 한순간에 닷컴(dot com)이 닷건(dot gone)으로 바뀌는 이 시대에 넷노인이 @세대의 새로운 사고와 역량에 뒤지지 않고, 돼지털이 아닌 진정한 디지털시대에 동참하기 위해서 하루빨리 인터넷을 배워야 한다. 최소한 컴맹은 괜찮아도 넷맹은 살기 불편한 세상이 온 것이다. 넷노인들이 그 어려운 자동차운전을 배웠듯이 마우스를 조작해 보자. 컴퓨터는 운전보다 쉽고, 인터넷은 컴퓨터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집에 고속 인터넷을 설치하자. 대표적인 디지털 문화공간을 이해하기 위하여 사이버 쇼핑, 인터넷 폰, 인터넷 뱅킹도 해보자. 또한 @세대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채팅 경험이 필수적이다. 독수리 타법이라 해도, 강퇴 메시지를 만나도 용기있게 참여해 보자. 그리고 e메일을 적극 활용하면서 디지털 시대를 준비하자. 넷노인들의 경쟁자는 자신만이며 진로 및 취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하자.